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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과 유전학의 장벽을 허물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유전자 분석으로 본 신라 사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 김동한 기자
  • 입력 2026.07.18 22:47
  • 조회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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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 기념해 7월 14일~15일 경주 힐튼호텔서 열려
  • 경주 월성·쪽샘 유적 출토 동물유체 분석… 신라 왕경 가축 관리와 자연환경 실증 규명
  • 서울대·스웨덴 자연사박물관 등 국내외 석학 총출동… ‘고고유전학’의 미래 비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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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적지에서 발굴된 수천 년 전 동물의 뼈와 곤충의 날개 속 DNA를 통해 베일에 싸인 신라 사회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첨단 학문의 장이 열렸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한국 개최를 기념하여, 7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경주 힐튼호텔에서 「유전자 분석으로 본 신라 사회」 국제학술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 내 핵심 유적인 ‘경주 월성’과 ‘쪽샘 유적’에서 출토된 고대 동물유체에 대한 최신 융·복합 연구 성과를 국내외 학계와 공유하고, 21세기 신흥 학문으로 부상한 ‘고고유전학(Archaeogenetics)’을 통해 신라 왕경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고유전학은 멸종하거나 오래된 생물 시료에서 고대 DNA(aDNA)를 추출·분석해 과거 사람과 동물의 이동 경로, 가축 사육 방식, 당시의 환경 변화 등을 규명하는 실증적 학제 간 연구 방법이다.

 

[첫째 날] 시베리아 인류 이동부터 매머드 멸종까지… 고고유전학의 현재

 

대회 첫날인 14일에는 고고유전학의 세계적 흐름과 최신 분석 기법을 소개하는 3개의 굵직한 강연이 펼쳐져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하대룡 교수(서울대): <유전자 분석 기법의 발달과 현재 - 고고학에서 바라본 고DNA 분석의 원리와 해석>을 통해 고대 유전자 분석의 기본 원리와 고고학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사례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 아르템 네돌루즈코 교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시베리아 고고학의 주요 연구 방법론으로서의 고유전체학>을 주제로 고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베일에 싸여 있던 시베리아 고대 인류의 이동 경로와 혈연관계, 척박한 환경 속 생활상을 명쾌하게 규명해 냈다.

  • 정충원 교수(서울대): <야생동물 유전자에 새겨진 사람의 영향> 강연을 통해 매머드 등 멸종된 야생동물의 유전체 연구를 바탕으로, 고대 인간의 활동이 지구 생물 다양성과 멸종에 미친 역사적 인과관계를 추적했다.

 

[둘째 날] 비단벌레의 비밀과 월성의 소·개·곰뼈… 신라의 숨결을 깨우다

 

둘째 날인 15일에는 경주 쪽샘과 월성 유적에서 나온 생물 유체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신라 사회 복원 연구 결과 7개가 대거 발표됐다.

 

오전 세션은 신라 왕실의 화려한 공예문화와 당시 경주의 기후를 풀 수 있는 ‘비단벌레’에 집중했다. 정인태 학예연구사(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한·일 비단벌레 장식 유물을 비교하며 신라 왕실의 장례문화와 동아시아 교류 양상을 조명한 데 이어, 배연재 교수(고려대)는 비단벌레의 생태 정보를 활용해 5~6세기 경주 일대의 따뜻했던 자연환경을 복원해 냈다. 특히 임창섭 연구원과 톰 판 델 바르크 박사(스웨덴 자연사박물관)는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딱지날개의 고DNA 분석 결과를 최초로 공개해 학계의 큰 찬사를 받았다.

 

오후 세션은 월성 해자 등에서 출토된 다양한 동물 뼈 분석을 통해 신라의 가축 이용 체계를 다뤘다. 김헌석 학예연구사(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의 월성 해자 동물유체 총괄 발표를 시작으로, 김동희 연구원(서울대)은 월성 고대 소뼈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현대 한우 및 동북아 전통 소와의 유전적 연속성을 규명했다. 박종화 교수(울산과학기술원)는 3세기 개뼈 등의 다종 고유전체학 분석을 통해 신라 왕경의 형성 과정을 새롭게 해석했으며, 한상현 박사(국립공원공단)는 월성 해자에서 나온 곰뼈를 통해 한반도 반달가슴곰의 진화유전학적 계통을 추적했다.

 

“문화유산 연구의 미래 갈길 제시”… 심도 있는 종합 토론

 

발표 세션이 끝난 후에는 이준정 교수(서울대)를 좌장으로 기조강연자와 발표자 전원이 참여하는 종합 학술대담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실제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고대 생물 시료를 오염 없이 채취하고 이를 유전자 데이터와 효과적으로 융합하는 방안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쳤으며, 향후 대한민국 문화유산 연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임승경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인문학인 고고학과 자연과학인 유전학이 만나 신라 사회를 얼마나 입체적이고 과학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지 증명한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융·복합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세계유산 경주의 숨겨진 가치를 국제사회와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적극행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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