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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대목장, 국가무형유산 승격… “축하보다 무거운 책임감, 전통건축의 맥(脈) 잇겠다”

  • 김동한 기자
  • 입력 2025.12.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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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故) 고택영 선생의 계보 잇는 치목·설계의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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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곡성에서 활동 중인 김영성 대목장이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로 승격되며, 한국 전통 목조건축의 계승과 보존을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김 대목장은 이번 승격에 대해 단순한 영광이 아닌 쇠퇴해가는 전통 장인들의 자긍심을 세우고 기술을 철저히 전승하라는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대목장은 나무로 시간을 짓는 사람”… 기술 넘어선 철학 
김영성 대목장은 고(故) 고택영 선생의 문하에서 입문하여 치목(다듬기), 조립, 설계도 작도 등 전통 목조건축의 전 과정을 섭렵했다. 1977년 순천 송광사 침계루 해체 보수 공사 현장에서 스승을 만난 그는, 이를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을 관통하는 소명으로 삼았다.

그는 대목장의 역할을 단순히 나무를 깎는 기술자에 한정하지 않는다. 바람, 비, 눈 등 자연의 이치를 읽어 건물이 견뎌야 할 수백 년의 시간을 계산하고 구조를 세우는 ‘조정자’로서의 책무를 강조한다. 특히 “목수는 돈을 쫓지 말고 상량문에 이름 석 자 남기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해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철칙으로 삼아, 건축을 공동체의 자산이자 책임의 흔적으로 남기고자 한다.

또한, 김 대목장은 현대 건축과 달리 수명이 다한 부재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전통건축의 친환경적 순환 구조를 강조하며, 이를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윤리적 건축’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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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기법의 집약체 ‘용인 법륜사 대웅전’ 
그의 대표적인 성취로는 경기도 용인 법륜사 대웅전 신축 불사가 꼽힌다. “세상에 없는 대웅전을 지어달라”는 요청에 그는 설계도 대신 두 달간 직접 모형집을 제작하며 구조적 검증을 마쳤다. 백두산 장백산 소나무를 사용한 이 건축물은 108평 규모의 아(亞)자형 구조와 다포계 겹처마 방식을 적용했으며, 미래의 확장성까지 고려한 설계로 전통 기법의 집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10년 뒤 우리 문화유산, 외국인이 수리할 수도”… 전승 위기 경고 김 대목장은 승격의 기쁨 뒤에 가려진 전통건축 분야의 위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낮은 사회적 평가와 열악한 처우로 인해 젊은 세대의 유입이 끊기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대로라면 10년 후에는 우리 문화유산을 외국인이 수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통 기술이 ‘낭만’이 아닌 ‘생태계’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4대 보험과 퇴직금 제도화 등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도면 교육을 넘어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는 실습 교육을 통해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황룡사 구층목탑 재현의 꿈 
김영성 대목장의 다음 목표는 경주 황룡사 구층목탑을 옛 건축 의례에 따라 재현하는 것이다. 그는 수동 공구로 마름질하고 거중기로 조립하는 전통 방식의 전 과정을 영상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온전한 기술과 정신을 전승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대목장은 “나무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나무로 시간을 짓는 사람”이라는 신념 아래, 오늘도 전통건축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책임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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