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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승리의 주역, 과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 발간

  • 김경현 기자
  • 입력 2026.07.0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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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무공전서』(1795) 도설 바탕으로 통제영·전라좌수영 거북선 원형 과학적 검증
  • 35m급 대형 전투선 위용 확인… 격군 ‘앉아서 노 젓기’, ‘선미 방패판’ 등 새로운 사실 밝혀내
  • 오는 7월 20일 세계유산위원회서 1/30 축소 모형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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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당시 백전백승의 신화를 쓰며 왜군을 격퇴했던 민족의 영웅, 거북선(龜船)의 실제 구조와 운용 체계가 문헌 기록과 현대 조선공학 기술을 통해 130년 만에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1895년 삼도수군통제영 폐지 이후 실체가 사라져 베일에 싸여있던 거북선의 복원 기준안이 마련되면서 향후 실물 재현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소장 이은석)는 1795년 간행된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에 수록된 기록과 그림을 바탕으로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구조 및 기능 체계를 종합 분석한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2008년부터 고선박 수중 발굴과 조선통신사선 재현선 운항 등을 통해 축적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22년부터 거북선의 조선공학적 검증과 모형 제작 등 정밀 연구를 추진해왔다.

 

돛대 움직이는 ‘통제영’ vs 노에 집중한 ‘전라좌수영’… 구조적 차이 규명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학계에서 이견이 분분했던 두 거북선의 핵심 설계 차이와 군사학적 기능이 명확히 규명되었다.

  • 설계 및 운용의 차이: 삼도수군을 총괄하던 삼도수군통제영(경남 통영)의 거북선은 돛대를 자유롭게 눕히거나 세울 수 있는 기동형 구조로 설계되어 평시 의장용과 전시 전투용 모두 전환이 가능했다. 반면, 전라좌수영(전남 여수) 거북선은 돛대 없이 노(櫓)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오직 전투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된 순수 전투선 형태였음이 확인됐다.

  • 지붕 위 구조물의 정체: 기존 연구에서 출입구로 추정되던 개판(지붕) 양 옆면의 반육각형 구조물은 문헌 분석 결과 전투를 지휘하고 외부를 살피는 일종의 장갑형 관측소인 ‘관측장’으로 밝혀졌다.

  • 공학적 규모 도출: 두 거북선 모두 전체 무게 약 140.4톤, 총길이 35.27m(113척, 세종대 영조척 31.22cm 기준)에 달하는 웅장한 대형 전투선이었다. 세부 면적은 전라좌수영 거북선(209㎡)이 통제영 거북선(195㎡)보다 다소 크게 설계되었다.

 

격군들은 ‘앉아서’ 노 저었다… 내부 공간과 기동성의 비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격군들이 서서 힘들게 노를 젓던 모습도 고증을 통해 전면 수정될 예정이다.

연구소는 거북선의 거대한 규모와 사방이 막힌 폐쇄적인 내부 구조를 고려할 때, 흔들리는 선체에서 격군의 안전을 지키고 화포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좌식(앉아서 젓기) 노 젓기’가 필수적이었다는 논리를 도출했다. 이는 조선 후기 회화인 「조선통신사정사관선도」와 「신행도해선」, 그리고 20세기 초 대동강 환목선에서 발견된 착좌식 노의 사례를 통해 과학적 타당성을 검증받았다.

 

또한, 거북선 내부를 2층 구조로 정립했다. 1층은 무기 창고 및 군사 휴식 공간으로, 2층은 노를 젓고 화포를 쏘는 치열한 전투 공간이자 다락 형태의 상포판(上鋪板)으로 활용됐다. 특히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밑바닥(저판)은 앞뒤가 완만하게 들린 ‘만곡형 구조’를 취하고 있어, 물살이 세고 연안 수심이 얕은 서남해안 특유의 좁은 수로에서 선회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우리 전통 한선(韓船) 제작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아울러 『이충무공전서』 도설 분석을 통해 선미(배 뒷부분)에 화포 구멍이 없는 1~2개의 ‘방패판 구조’를 새롭게 발견했다. 이 방패판은 외벽을 형성해 선체 내부 공간을 대폭 확장함으로써 격군들과 포수들이 훨씬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인 앞에 서는 과학적 거북선… 7월 세계유산위원회서 첫선

 

이번에 발간된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는 향후 전국 지자체나 기관에서 추진할 거북선 복원·재현 사업의 핵심 표준 지침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보고서 전문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누리집(https://www.seamuse.go.kr)에서 제한 없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한편, 연구소는 고증 성과를 바탕으로 정밀 제작한 1/30 크기의 통제영·전라좌수영 거북선 축소 모형을 오는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관에 전격 전시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상상이나 추정이 아닌, 철저한 문헌 고증과 현대 조선공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거북선의 진짜 모습을 복원해 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세계유산위원회를 찾을 전 세계인에게 우리 전통 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당당히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실물 크기의 거북선을 재현하는 대형 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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