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등록문화유산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 보존처리 완료… 대구대 박물관 반환 예정

시각장애인 교육의 시작점을 알리는 단 한 권의 보물,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가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의 손길을 거쳐 원형을 되찾았습니다. 이번 보존처리는 단순한 수리를 넘어, 유물에 담긴 과학적 원리와 역사적 가치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로제타 홀과 한글 점자의 탄생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은 1897년,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4점식 '뉴욕 점자'를 바탕으로 최초의 한글 점자를 창안했습니다. 배재학당의 교재인 「초학언문」을 점자로 옮겨 평양여맹학교 교육에 활용한 이 교재는 한국 특수교육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유물입니다.
과학으로 밝혀낸 '기름 먹인 한지'의 지혜
분석 결과, 이 교재는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글자를 읽기에 가장 최적화된 재료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
재질: 본문은 닥나무 인피섬유(한지)를 최소 2겹 이상 겹쳐 제작했습니다. 바늘 구멍을 뚫어도 찢어지지 않을 만큼 질긴 한지의 특성을 활용한 것입니다.
-
기름 가공: 한지에 기름을 먹여 방수성을 높이고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종이의 내구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촉각 인식을 훨씬 수월하게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정교한 보존처리 과정
본문 끈이 끊어지고 종이가 찢어지는 등 훼손이 심각했던 유물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복원되었습니다.
-
세척 및 보강: 다공성 스펀지로 먼지를 제거하고, 보존성이 뛰어난 닥섬유 종이를 직접 염색하여 손상된 부위를 덧댔습니다.
-
원형 복원 제본: 후대에 임의로 묶인 끈을 제거하고, 원래의 제본 구멍 형태를 분석하여 당시의 방식대로 새 끈을 염색해 다시 제본했습니다.
-
점자 복원: 마모되었던 점자의 돌출부와 변색된 종이의 상태를 안정화하여 전시와 연구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복권기금과 함께한 가치의 복원
이번 프로젝트는 복권기금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교재는 소장처인 대구대학교 박물관으로 반환되어, 조만간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 실물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손끝으로 읽는 역사의 숨결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앞으로도 유물의 특성에 맞는 과학적 보존 처리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그 속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는 노력을 지속할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