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당 ‘금성당’에 봉안됐던 무신도… 유·무형 결합된 독창적 복합유산으로 가치 인정

조선 후기 서울과 경기 지역의 독창적인 무속신앙 양상과 수준 높은 종교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희귀 무신도가 국가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서울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서울 금성당(錦城堂) 무신도(巫神圖)」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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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도(巫神圖): 무속신앙에서 숭배하는 신들의 모습을 종교적 목적으로 그린 그림
이번에 지정된 무신도는 지난 2008년 먼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소재의 굿당인 「서울 금성당」 내부에 실제 봉안되어 제의에 사용되던 유물이다. 서울 금성당은 나주 금성산의 영산 신앙인 ‘금성대왕(錦城大王)’과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세종대왕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錦城대군)’을 함께 모신 영험한 굿당으로, 이번 무신도는 출처와 유래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높은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해당 유물은 인간의 길흉화복과 질병을 관장하는 신인 ‘맹인도사’, ‘맹인삼신마누라’, ‘별상’ 등의 모습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어 당시 서울·경기 권역 무속신앙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특히 현재 남아있는 19세기 무신도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이 유물은 뛰어난 희소성과 함께 기존의 일반적인 무신도와 궤를 달리하는 독창적인 조형미를 자랑한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그림 속 인물의 둥글넓적한 얼굴형, 길고 복스러운 손가락 표현 등 불교 회화(불화)에서 자주 쓰이던 특유의 양식이 관찰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불화를 전문적으로 그리던 승려 화가인 ‘화승(畫僧)’이 제작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홑그림 위주의 일반 무신도와 달리 서양화풍의 음영법을 적절히 활용해 인물의 입체감을 살렸고, 복식의 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묘사하는 등 회화적으로도 격조 높은 묘사력을 보여준다.
아울러 과학적인 안료 분석을 진행한 결과, 천연 안료를 기반으로 삼으면서도 도입 초기였던 근대 합성 안료가 혼용된 배합 특성이 확인되어 이 그림이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진품임이 증명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서울 금성당 무신도는 굿당이라는 유형적 공간과 무속 의례라는 무형적 가치가 결합된 입체적인 복합유산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라며 “앞으로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및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본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한편, 소외되기 쉬운 다양한 분야의 생활 민속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