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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갈의 묘목 일지부터 을미의병 명단까지”… 국가유산청,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문화유산 등록’·안동의소파록 ‘등록 예고’

  •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7.0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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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눈의 한국인 민병갈이 일궈낸 ‘천리포수목원’ 반세기 역사, 국가등록문화유산 됐다
  • 1895년 안동 유림 중심 을미의병 지휘부·전투 편제 담긴 「안동의소파록」은 등록 예고
  • 토지 매입, 해외 식물 교류 서신 등 한국 수목원사의 독보적 근현대사 사료 가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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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눈의 망명객이 평생을 바쳐 척박한 민둥산에 일궈낸 국내 최초 사립 수목원의 반세기 성장 기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되었다. 이와 함께 구한말 나라를 구하기 위해 칼을 들었던 안동 지역 의병들의 생생한 이름과 지휘 체계가 적힌 비밀 군사 기록도 문화유산 등록을 눈앞에 두게 됐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내 최초 사립수목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조선 말기 단발령 등에 반발해 일어난 안동 지역 을미의병의 조직 편제와 부대 운영 실태를 생생하게 기록한 희귀 고문서인 「안동의소파록(安東義所爬錄)」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한 이방인의 집념이 심은 푸른 기적,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은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이자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잘 알려진 고(故) 민병갈(민병갈, 본명 칼 페리스 밀러, 1921~2002) 원장이 1960년대부터 평생에 걸쳐 직접 작성하고 수집한 방대한 아카이브다.

 

  • 기록물의 구성: 민병갈 원장이 척박한 태안 해안의 땅을 한 필지씩 눈물겹게 사 모았던 토지 매입 문서를 비롯해, 어떤 나무를 어디에 심고 어떻게 가꾸었는지 수십 년간 매일 기록한 ‘수목 식재 관리일지’, 전 세계 각지에서 희귀 식물을 들여오며 주고받은 ‘해외 교류 서신’, 꼼꼼한 ‘식물 채집 기록’ 등 수목원 조성과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 독보적인 사료 가치: 이 기록물에는 1960년대 이후 황무지나 다름없던 천리포 해변이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확장되어 가는 역동적인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식물의 생육 상태와 사계절 변화, 병충해 관리 현황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적으로 추적한 관리일지는 우리나라 근현대 수목원 운영 초기의 구체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과학·역사적 사료로 평가받았다.

 

안동 을미의병의 생생한 전투 편제와 이름들, 「안동의소파록」

 

등록 예고된 「안동의소파록(安東義所爬錄)」은 130여 년 전인 1895년, 명성황후 시해(을미사변)와 단발령에 분연히 일어난 안동의병의 지휘부 조직과 작전 직책을 생생하게 기록한 문서다.

 

  • 의소(義所): 구한말 의병들이 모여 구국 대책을 논의하고 군대를 조직하기 위해 결성한 임시 사령부(집단) 또는 그 장소를 뜻한다.

  • 파록(爬錄): 거사나 국가적 대사를 수행하기 위해 담당 장수와 참모들을 각 직임에 정식 임명하고 긁어모아 기록한 명부를 의미한다.

 

이 문서는 안동 지역의 완고한 유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의병 활동의 뼈대를 보여주는 1차 사료다. 의소에 참여한 인물들의 본관과 이름은 물론, 그들이 맡은 구체적인 직책, 전방과 후방의 부대 편성 현황, 일사불란했던 지휘 체계 등이 매우 상세하고 정밀하게 기록되어 있다.

 

학계는 그동안 구전이나 사후 문집으로만 전해지던 한말 지역 의병사의 실체와 의병 군대의 실제 조직 구조 및 운영 시스템을 유물로서 ‘실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탁월하다고 극찬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에 등록된 ‘태안 천리포수목원 기록물’이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태안군 및 수목원 측과 협력해 전용 보존 시설과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등록 예고된 「안동의소파록」에 대해서는 앞으로 30일간 각계각층의 소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확정 등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앞으로도 문학, 예술, 과학, 자연을 망라해 우리의 격동기 근현대사를 대변하는 숨은 문화유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조사해 국민과 함께 나누는 적극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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