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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 다포계 맞배지붕의 정수”… 국가유산청, 「금산 신안사 대광전」 보물 지정 예고

  • 정민희 기자
  • 입력 2026.07.0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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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83년 제작된 부재 과학적 증명… 여러 차례 보수에도 16세기 최초 건립 당시 고식(古式) 기법 유지
  • 맞배지붕이면서 측면·모서리에 공포 배치… 한 건물 내 두 가지 가구 구조 혼용한 독창적 불전
  • 배흘림·귀솟음·소매걷이 등 전통 목조 건축의 미학 고스란히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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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중기 다포계 맞배지붕 건축의 독특한 구조와 빼어난 치목(나무를 다듬는) 수법을 간직한 전형적인 불교 건축물이 마침내 국가 지정 보물 반열에 오른다.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치면서도 16세기 최초 건립 당시의 원형 부재와 고식 기법을 고스란히 지켜온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충청남도 금산군에 위치한 전통 불전인 「금산 신안사 대광전(錦山 身安寺 大光殿)」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583년의 비밀, 과학적 연륜연대 분석으로 밝혀진 16세기 불전

 

그동안 「금산 신안사 대광전」의 정확한 건립 시기는 명확한 문헌 기록이 없어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현대 과학 기술과 해체 수리 과정을 통해 그 실체가 명백히 드러났다.

 

지난 2007년 전면 해체수리 공사 당시 발견된 상량문(上樑文)을 통해 인조 16년인 1638년에 중창(다시 지음)되고, 1840년에 중수(대대적인 보수)되었다는 사실이 1차로 확인되었다.

 

결정적으로 지난 2023년 국가유산청이 대광전의 주요 목재 부재들에 대해 연륜연대 분석(나이테 분석)을 실시한 결과, 기둥 2본, 보 2본, 평방 3본 등 총 7개의 핵심 부재가 1583년에 벌채된 나무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이로써 대광전이 임진왜란 이전인 16세기 후반에 최초로 건립되었음이 세상에 밝혀졌다.

 

맞배지붕에 들어선 공포, 한 지붕 두 구조의 천재적 설계

 

「금산 신안사 대광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다포계 맞배지붕(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 건물이다. 일반적으로 맞배지붕은 정면과 후면에만 공포(지붕 하중을 분산하는 목조 구조물)를 배치하지만, 대광전은 맞배지붕이면서도 측면과 모서리까지 공포를 촘촘히 배치한 매우 이색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특히 내부 가구(집의 뼈대를 짜 맞춘 구조)를 들여다보면 조선 중기 건축가들의 독창적인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 한 건물 내 서로 다른 구조의 혼용: 건물 정중앙 칸인 ‘어칸’은 대들보 위에 짧은 동자기둥을 세워 상부의 중보를 받치는 방식을 썼다. 이는 주로 사방으로 지붕면이 경사 진 ‘팔작지붕’ 건물에서 쓰는 화려한 방식이다. 반면, 어칸의 좌우 칸인 ‘협칸’은 내부의 높은 기둥(고주)이 대들보 위의 중보까지 곧바로 치고 올라가 연결되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했다. 한 채의 불전 안에서 두 가지 가구 짜임 방식을 정교하게 혼용한 유례없는 사례다.

  • 직선형 충량과 고식 평면: 맞배지붕이 좌우로 흔들리는 힘을 버티기 위해 사용하는 대들보 측면 부재(충량)를 휘어진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곧게 뻗게 만든 점도 특이하다. 또한, 내부 고주를 뒤쪽으로 밀어내어 예불 공간을 넓게 쓰는 조선 후기 양식과 달리, 고주를 측면 기둥과 일직선상에 놓고 불단을 정중앙에 배치한 것은 16세기 이전의 이른 평면 양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배흘림부터 소매걷이까지… 장인의 손길이 만든 전통 미학

 

대광전 곳곳에는 조선 전기와 중기를 관통하는 전통 목조건축의 고식(古式) 기법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일부 기둥에서는 중심부를 통통하게 다듬어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배흘림 기법’이 관찰되며, 건물의 양 끝 기둥을 중앙보다 미세하게 높여 지붕이 처져 보이는 착시를 막는 ‘귀솟음 기법’이 적용됐다. 또한, 보의 폭이 연결되는 기둥보다 클 때 보의 양옆을 둥글게 굴려 깎아 기둥의 형태를 돋보이게 하는 ‘소매걷이 기법’까지 정밀하게 시공되어 예술적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금산 신안사 대광전은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반까지 이어지는 한국 불전 건축의 과도기적 특징과 독창적인 가구 양식을 완벽히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이라며, “여러 차례의 중수에도 최초 건립 당시의 치목 수법과 원형 부재를 훌륭히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을 예고한 대광전에 대해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널리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확정 등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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