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4일 오후 1시 전북 고창군 발굴현장서 일반 국민 대상 공개회 개최
- 국내 최초 ‘토낭 격자망 구획’·‘성벽형 수직 축조’ 융합된 독보적 토목기술 확인
- 무덤 방 없는 거대 ‘의례적 묘역’ 최종 판명… 마한 ‘모로비리국’ 강력한 지배력 증명

고대 마한의 54개 소국 중 전북 고창 일대를 호령했던 ‘모로비리국(牟盧卑離國)’ 세력의 압도적인 위상과 당대 최고 수준의 토목공학 기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국내 최대급 무덤 축조 현장이 일반에 전격 공개된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고창군(군수 심덕섭)과 함께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의 3차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 국민에게 생생하게 공유하기 위해 오는 7월 14일 오후 1시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발굴 현장에서 공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남북 약 78m, 동서 약 68m, 높이가 8.8m에 달하는 거대한 장방형(직사각형) 구조의 ‘고창 봉덕리 3호분’은 국내 최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마한의 분구묘(흙이나 돌로 둔덕을 쌓고 그 내부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다. 이번 3차 발굴조사는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진행된 사면 가공·외곽시설 확인 성과를 바탕으로 무덤의 중심부를 심층 조사하여, 베일에 싸여 있던 마한의 독창적이고 고도화된 메가 토목 기술의 실체를 밝혀내는 쾌거를 거두었다.
국내 최초 확인… 토낭 격자망과 성벽 축조 공법의 경이로운 융합
이번 조사에서 가장 학계를 놀라게 한 성과는 고분 하나를 쌓기 위해 구획별로 완전히 다른 최첨단 토목 공법이 정밀하게 융합되었다는 점이다. 고분의 붕괴를 막고 거대 구조물을 지탱하기 위해 마한인들이 동원한 공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북쪽 구간 | 격자망 구획 공법: 무덤의 가장자리에 단단한 흙둑(토제)을 튼튼하게 다져 올린 뒤, 흙자루(토낭)와 점토 블록을 바둑판 모양으로 엮어 사각형의 ‘격자망’을 짰다. 그리고 그 격자 내부 공간에 흙을 한 층씩 정밀하게 채워 올리는 방식을 취해 내부 압력을 분산시켰다.
-
남쪽 구간 | 성벽형 수직 공법: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견고한 고대 성곽의 성벽(체성부)을 쌓아 올릴 때 쓰는 고난도 기술이 적용됐다. 흙자루를 수직으로 여러 겹 견고하게 쌓아 벽을 만든 뒤 그 사면을 성토(흙을 돋우어 쌓음)하는 방식을 적용해 구조적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서로 다른 복잡한 공정 기술과 작업 단위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대형 고분을 완성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당시 고창 지역을 다스리던 모로비리국 지배층이 광범위한 지역의 대규모 노동력을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고대 국가급 권력 기반을 완전히 갖추고 있었음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결정적 사례다.
시신 없는 무덤? 제사 위해 조성된 거대한 ‘의례적 묘역’ 판명
또 하나의 반전은 이 거대한 무덤 중심부에서 석실(돌방)이나 석곽(돌덧널) 같은 주인공의 시신을 안치하는 별도의 매장주체부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3호분은 단순한 개인의 무덤을 넘어, 고분군 전체를 아우르는 상징적이고 거대한 ‘의례적 묘역’으로 처음부터 기획되어 축조되었음이 최종 확인됐다. 무덤의 가장 높은 분정 중앙부에서는 제사 때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그릇받침(발형기대) 조각들이 출토되었으며, 남쪽 사면 가장자리를 따라 흙 속에 의도적으로 묻은 토기 매납 흔적들이 줄지어 확인됐다. 이는 이 거대 둔덕을 쌓아 올리는 공정 전반에 걸쳐 정교하고 웅장한 국가적 제의(제사) 행위가 지속해서 수반되었음을 보여준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현장공개회 안내
일시: 2026년 7월 14일(화) 오후 1시
장소: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중월리 산2-1 발굴현장
대상: 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일반 국민, 학생, 학계 관계자 누구나
비용: 무료 현장 참여
역사문화권 정비사업 본격화… 고창의 핵심 역사 자원으로 육성
국가유산청은 이번 3차 발굴조사의 기념비적인 성과를 디딤돌 삼아, 향후 「고창 봉덕리 고분군 역사문화권 정비사업」을 전폭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창 일대의 마한 문화를 찬란하게 복원하고 문화유산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국고보조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마한 소국들의 독자적인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끊임없이 규명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이 훼손되지 않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계승될 수 있도록 발굴과 정비, 활용 전 과정에서 적극행정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