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9년 건립, 전통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한옥의 특징 고스란히 간직
- 이중 서까래·아치형 창호·실내 붙박이장 등 독창적인 장식요소 보존 상태 탁월
- 안채 합각부 유리창, 다락문 등 ‘필수보존요소’ 권고… 30일간 의견 수렴 거쳐 등록 확정

전통적인 한옥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기 새로운 생활양식과 서양식 건축 미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1930년대 근대한옥이 국가 문화유산 반열에 오른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성가리에 소재한 전통 목조건축 유산인 「임실 성가리 근대한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39년의 기록… 전통 한옥의 틀을 깬 ‘근대적 공간 복합화’
「임실 성가리 근대한옥」은 일제강점기 후반인 1939년에 건립된 건축물이다. 건물의 뼈대를 이룬 목재에 당시 건축 연대를 명확히 적어놓은 상량(尙樑)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학술적 신뢰도가 매우 높다.
이 가옥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지던 전형적인 전통 한옥의 평면 구조에서 벗어나, 근대 이후 변화된 한국인의 생활 양식과 가사 동선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
부엌과 찬방의 분리: 전통 한옥이 거대한 부엌 하나에서 모든 조리와 상차림을 해결했던 것과 달리, 이 한옥은 음식을 조리하는 부엌과 반찬을 따로 만들거나 보관하는 독립된 공간인 ‘찬방(饌房)’을 칸막이로 명확히 구분했다.
-
유기적인 가사 동선: 부엌에서 음식을 들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부 툇마루를 거쳐 각 방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가사 노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 했던 근대기 주거 건축의 혁신적인 변화 과정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치형 창호와 철제 꽃 장식…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희귀한 미감
건축사적 측면에서 이 한옥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이미 등록된 다른 근대한옥들 사이에서도 보기 드문 독창적인 수공예적 장식 요소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
이중 서까래 구조: 지붕의 하중을 받치는 서까래(지붕 경사면에 일정 간격으로 배열하는 목재)를 이중으로 겹쳐 얹은 독특한 공법을 사용해 지붕의 입체감과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
-
동서양 미감의 조화: 한옥 목조 구조 내부에 이국적인 ‘아치형 창호’를 내고, 문틀과 가구 곳곳에 정교하게 가공된 ‘철제 꽃 모양 장식’을 덧댔다. 또한 공간 활용을 위해 실내에 벽면과 일체화된 붙박이 가구를 짜 넣는 등 시대적 전환기가 낳은 독특한 건축 장식의 층위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이것만은 꼭 지켜라”…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보존요소’ 지정
국가유산청은 이 한옥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향후 수리나 리모델링 과정에서 훼손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문화유산 등록과 동시에 반드시 원형을 고수해야 할 ‘필수보존요소’를 선정해 권고했다.
임실 성가리 근대한옥의 필수보존요소
안채 지붕 합각부 유리창호: 지붕 위 용마루 옆면에 삼각형 모양으로 꾸며진 벽(합각부)에 설치된 근대식 유리창.
안채 안방 벽장 및 다락문: 전통 한옥의 수납 시스템과 근대적 미감이 결합된 내부 목조 문짝.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을 예고한 「임실 성가리 근대한옥」에 대해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두어 주민과 학계의 의견을 널리 수렴할 것”이라며, “이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을 확정하고,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필수보존요소를 법적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행정을 통해 농어촌 지역 등에 숨겨진 근현대 시기의 소중한 주거·생활 유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BEST 뉴스
-
“가야 신화부터 괴물 이야기까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가야 이야기, 책으로 펼치다』 북콘서트 개최
교과서나 박물관 유물로만 접해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책, 강연, 음악이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북콘서트로 시민들을 찾아간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소장 권택장)는 오는 7월부터 11월까지 ... -
“벡스코에 9m 대형 미디어폴 우뚝”… 국가유산청, 부산 세계유산위원회를 ‘세계적 문화축제’로 만든다
오는 7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단순한 국제회의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한국 문화유산의 정수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초대형 문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세계유산위원회 기간 중 부산 벡스코(BEXCO) 내에 한국 세계... -
소외됐던 사찰 부불전·요사채의 재발견… 국가유산청, 불교 건축유산 10건 ‘보물’ 전격 지정
그동안 대웅전 등 중심 불전이나 석탑, 석불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사찰의 부불전과 승려들의 생활공간인 요사채가 조선 시대 건축 예술과 생활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대거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불교계 및 지... -
400년 전 평화사절단 ‘조선통신사선’, 남해안 뱃길 열고 국격 드높인다
임진왜란 이후 한·일 평화와 문화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선’이 화려하게 재현되어 남해안의 푸른 바다를 누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소장 이은석)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하여, 오는 7... -
“국가유산청 건립 역사상 최대 규모”… 대한민국 최초 ‘국립자연유산원’ 부산 을숙도에 들어선다
한반도의 독특한 지질과 지형, 천연기념물, 명승 등 소중한 자연 자산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할 대한민국 최초의 자연유산 전담 국가기관인 ‘국립자연유산원’ 건립이 마침내 확정됐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우리나라 고유의 자연유산 전문 연구·수장·활용 시설인 「... -
한국-몽골 정상회담 성과… 국가유산청, 몽골과 수중·고비사막 유산 첫 공동 조사 나선다
대한민국과 몽골이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중문화유산과 고비사막의 문화·자연유산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유산 보존 협력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의 우수한 국가유산 관리 역량을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전파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7월 9일 ...
